지난 주말. 충주의 이곳저곳에서는 정월대보름 행사가 이어졌다.

용산동 생활체육공원에서의 거룡승천제, 목계나루의 대보름축제와 그 외 단월 강수욕장 정월대보름 행사, 누리장터광장의 전국체전

성공기원 지신 밟기 등 시민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많은 행사들은 시민들에게 즐거운 추억과 한해의 안녕과 소원을 비는 장소가

되었고, 잊혀진 우리의 민속놀이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목계나루의 대보름 축제 현장을 소개해 본다.



황룡청룡의 승천. 거룡승천제

다행히 날씨가 푹했던 토요일 오전, 이른시간이지만 용산생활체육공원에 모인 시민들의 발길이 분주하기만 하다.

​오늘은 1994년부터 시작하여 22회를 맞는 거룡승천제가 있는 날 . ​충주시민들에게도 조금은 낯선 '거룡승천제'는 과연 무엇일까?

거룡승천제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에, 행사장을 찾기 전 거룡승천제의 의미를 찾아본다.

[거룡승천제란. 남산의 지맥이 뻗어내려 이룬 작은 언덕인 용산동에는 좁고 깊은 연못이 하나 있었고 어느 날 짙은 안개가 끼면서 흰

구름은 하늘로 이어지고 이내 천둥번개가 일더니 잠시 후 조용해졌다. 이것을 용이 승천한것이라 여긴 마을 주민들이 이 연못을 신성

시 했으나 일제강점기 때 전매청 건물을 짓기 위해 메워졌고. 이후 세월이 흐르고 1994년 마을사람들은 범바위 약수터에서 용천수를

취수하여 청룡과 황룡의 형상을 앞세워 마을을 한 바퀴 돈 후 제사를 지내게 되면서 '거룡승천제'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용산생활체육공원내에 설치된 황룡과 청룡이 여의주를 물고 하늘로 승천하는 모습에 용산동 마을의 정기가 보통이 아님을 느끼게 해준다

두 마리의 용이 또아리를 틀고 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에, 지천이 흔들리고, 천둥 번개가 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드디어 시작된 거룡승천제, 신명나는 사물놀이패와 황룡청룡이 용산동 일원을 한바퀴 돌며 마을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기 시작한다.

자주 있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길을 가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용맹스러운 황룡, 청룡을 바라본다.

충주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연태극기 아저씨. 충주의 모든 행사장에서 만나볼수 있는 연태극기 아저씨께서 선두에 서서

행렬을 이끌고 있으니, 더욱 거룡승천제가 빛나고 있다.

마을을 도는 황룡과 청룡 앞에는 사물놀이패의 흥겨운 장단이 분위기를 더해 주고, 용산동 골목 골목을 누비며, 거룡승천제 행렬이

왔음을 마을 사람들에게 알린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청룡과 황룡의 모습. 백색의 여의주를 물고 있는 청룡의 모습에서 올 한해 모든 액운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았고

큰 눈으로 마을의 이곳저곳을 살피며, 액운을 떨쳐 버리는 모습에서 늠름함을 볼 수 있었다.

마치 마을의 수호신 같은 두 마리의 용이 있는한 용산동은 그 어떤 액운도 들어오지 못할것 같았다.


이날 거룡승천제의 행사는 거룡승천제추진위원회와, 마을 의용소방대, 부녀회 등이 함께 만든 행사이며, 거리행렬에는 경찰관계자분들의

협조를 통해, 안전한 행렬이 될 수 있었다.

용산동을 한 바퀴 돈 후, 다시 공원에서 거룡승천제례가 이어지기 시작한다.


​2016년 충주시민 모두다 뜻한 바를 이룰 수 있도록...




행사에 참석한 분들께 따듯한 떡국과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고 계신 용산동 부녀회의 모습과 마을 주민들이 앉아 식사와 함께 담소를 즐기는

모습. 한동네에 살지만 세상살기가 바쁘다는 이유로 얼굴을 자주 보지 못했던 분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며 안부를 묻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번 거룡승천제는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자리와 함께 동네 주민들이 서로 안부를 묻는 인사의 장이 되기도 했다.

600여명 정도가 모인 이번 행사는 동네잔치가 아닌 충주시의 대표적 행사로 거듭날것이란 생각이 든다.






거룡승천제의 마지막 사진은 제사를 마친 후 하늘 위로 솟아 오른 두개의 대형풍선인데, 이 풍선은 승천하는 청룡과 황룡을 의미한다.

거룡승천날리기는 시민들의 소원을 품은 황룡과 청룡이 하늘에 닿을 만큼 높게높게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용맹하고, 하늘과 지상의 왕 답게

유유히 마을 전체를 훌터보며 하늘로 올라가는것만 같았다.

목계나루 정월대보름행사

일요일 저녁, 쌀쌀한 날씨임에도 목계강변엔 사람들이 1년에 딱 한번 있는 정월대보름 행사를 맞이하기 위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옛부터 정월대보름은 추석 다음으로 큰 명절로 한 해를 설계하고 부럼을 깨물거나, 귀밝이술, 더위팔기, 달집을 태우기 등을 통해

질병과 재액을 밀어내는 행사를 지냈는데, 이날은 목계강변에서 치뤄지는 정월대보름맞이 행사였다.

목계강변에 만들어진 달집은 부정과 사약을 불살라버리고 정화의 상징이 되며, 피어오르는 연기와 더불어 떠오르는 보름달을 맞고

달집이 빨갛게 불꽃이 피어오르면 신명나는 사물놀이패와 함께 불이 꺼질때까지 춤을 추며 달집 주위를 돌게 된다.

어느새 해는 저물고 아이, 어른 할것없이 망울놀이에 빠져 있다.

도시의 아이들에게 연날리기와 망울돌리기는 색다른 놀잇감이 되는데 아파트 즐비한 도심에선 꿈도 못꿀 재미난 민속놀이들을

이곳에서 원없이 재미난 놀이에 빠져 들게 된다.

정월대보름의 공식행사가 제머리마빡이 농악퍼포먼스와 함께 시작된다.

목계에서 치뤄지는 모든 행사의 시작은 제머리마빡이의 공연을 시작으로 진행된다.

그만큼 목계 제머리마빡이는 번성했던 옛 목계나루의 일등공신으로 강배체험관에 제머리마빡이에 대한 이야기가 보다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내 행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달집이 태워지는 순간.

행사장내의 많은 사람들이 달집 주위를 돌며 나와, 내 가족의 안녕을 기원한다.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행사는 설은 나가 쇠어도 대보름은 집에서 쇠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을만큼 우리나라 고유의 세시풍속이며

큰 명절. 외래문화와 놀거리에 점점 밀려가는 전통문화를 기억하고 보존하기 위한 이러한 멋진 행사들이 충주에 있다는것이

너무나 자랑스럽다.